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1987년에 경기도 용인군 남사면 북리 산 210에 위치한 (주)오대양 공장에서 일어난 집단 자살 사건.
오대양 사건을 단독 보도했던 사회부 기자와 당시 현장 감식을 총지휘한 경찰 그리고 살아남은 회사 직원들의 증언을 통해 미스터리한 그날의 이야기를 생생히 전했다. 거짓보다 더 위험한 진실의 적, 믿음에 시청자들은 시선을 집중했고 이야기 친구들은 눈물을 흘렸다.
1987년 대전에서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이름을 떨친 박순자 사장. 그녀가 운영하던 공예품 회사 '오대양'은 당시 직원들 복지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등 이른바 '꿈의 직장'으로 통했다. 박순자는 부모 없는 아이들을 위한 보육 시설까지 운영했고 지역에서 칭송을 받으며 많은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5억원을 투자한 중년 부부가 이를 돌려받으려다가 폭행을 당하면서 오대양 사건의 수상한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오대양 직원들이 이들 부부를 창고에 가두고 집단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순자는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조사 중 갑자기 쓰러진 박순자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후 자식 셋과 함께 홀연히 사라졌다. 오대양의 전 직원, 보육시설의 아이들까지 80여명이 함께 사라지는 미스터리한 일이 벌어졌다.
박순자 남편은 물론 경찰, 기자까지 공장으로 찾아갔지만 아무도 없었다. 나흘 뒤 경찰에 사라진 80여명이 용인 공장에 있다는 제보전화가 왔고, 창고에 숨어 있던 49명을 찾았다.
하지만 여전히 30여명의 행방은 묘연했다. 추궁 끝에 행방불명 닷새 만에 그들이 발견된 곳은 회사 공장의 천장이었고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사건 발생 며칠 뒤 현장에서 결정적인 단서가 발견됐다. 모두 예순일곱 개로 찢긴 하얀 종이쪽지였다. 몇 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복원된 쪽지의 내용은 충격을 안겼다.
복원된 쪽지에는 '절대로 입 닫아라. 이미 의식 없으시다. 네 시간 전부터 5명 정도 갔다. 오늘 중으로 거의 갈 것 같다. 너만 이 깨물어라. 처음부터 계획하고 온 거다. 성령 인도로 너만 버텨라'라고 쓰여있었다. 이 메시지는 천장 상황을 모두 알고 있는 생존자 주방 아줌마를 향한 것이었다.
경찰의 추궁에 그는 "박순자는 사이비 종교의 교주, 회사 직원들은 모두 신도였다. 여기는 회사가 아니라 종교 단체"라고 밝혔다 박순자는 구원파에서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이탈하여 1984년 5월, 대전에서 시한부 종말론을 따르는 사이비 종교 겸 회사인 오대양을 직접 만들었다.
박순자는 엄청난 사채 빚을 끌어 모아서 용인에 공장을 세우고 공예품을 만들었으나 매출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으며 직원들을 죄다 용인의 공장에서 합숙을 시켰다. 그리고 학사원의 원생들이 대외적으로는 고아라고 선전했으나 실제로는 직원들의 자녀들이었으며 양로원 역시 대외적으로는 독거노인들이라고 했으나 실제로는 직원들의 부모였다. 박순자는 이걸 들키지 않기 위해 부모 자식간 연을 끊어버리는 작업의 일환으로 십계명을 운운하며 자식들로 하여금 부모를 구타하도록 시켰다.
1991년 7월, 수배 중이던 오대양 직원 중 6명이 자수하면서 대전지방검찰청에서 재조사되었고, 검찰 수사 결과 1987년의 경찰 수사와 동일하게 32명의 집단 자살 사건으로 결론이 났다.
1998년에 개봉된 영화 퇴마록 영화판의 초반에서 오대양 사건을 연상하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경찰 특공대가 사교 집단의 아지트에 출동했는데, 건물에서 아무런 흔적을 발견하지 못하다가 경찰 특공대원의 보안경 위로 핏방울이 하나 떨어지고, 천장을 수색하니 집단 자살한 사교 신도들의 시체들이 발견되는 대목이 그것. 천장 위에서 시체들이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오대양 사건에서 모티브를 삼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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