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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의 사건파일

⚫️4살 어린아이가 법정에 선 이유 후암동 방화 살인사건의 전말 근황

by 와우의 레이스 2023.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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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3 꼬꼬무 시즌3에서는 네살배기 목격자와 애기 아저씨 후암동 살인사건 일명 후암동 방화살인사건에 대해 재조명한다 후암동 살인사건은 4살 목격자가 법정에 증인으로 서면서 화제가 되었다 96년 8월22일 자정 무렵. 서울 후암동 다세대 주택 3층에서 갑자기 불길이 타올랐다. 용산소방서가 화재 신고를 받은 것은 10분 후.소방대원이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 주택 안 세 개의 방과 거실은 불기둥에 휩싸였고, 한쪽 방에선 어린 아이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어린 아이는 다른 방을 가리키며 연신 “엄마”를 불러대고 있었다. 곧바로 소방대원은 다른 방을 뒤졌으나 네살배기 아이의 엄마 김씨(당시 28세)는 이미 살해 당한 상태였다.

 

일요신문에 따르면 누전이나 가스 누출의 흔적은 없었다. 대신 방 곳곳에는 발화 흔적이 남아 있었다. 특히 김씨의 머리 쪽에선 커다란 골절상이 발견됐다. 더욱이 방 안에는 옷가지가 널려 있었다 경찰은 김씨의 주변 인물을 탐문 조사했다.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김씨는 일본인 사업가와 동거중이었다. 일본인 사업가 사이에서 낳은 딸은 엄마의 성을 따랐다. 사건 발생 3일 후, 현장 증거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던 경찰은 김씨의 네 살배기 딸인 김양에게서 ‘뜻밖의’ 단서를 확보했다. 사건 다음날부터 범인에 대한 기억을 얘기하기 시작한 김양이 이날 경찰 수사진 앞에서 “엄마하고 나를 때린 아저씨는 ‘애기아저씨’”라는 말을 털어놓은 것.

아이의 얘기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경찰은 곧바로 새로운 용의자를 찾아 나섰다. 그 과정에서 김양은 “그 아저씨가 엄마 목을 졸랐다”, “아저씨는 낮에도 오고 밤에도 왔다”, “아저씨 집에 갔는데 애기도 있었다”라며 사건 전후의 상황을 더욱 구체적으로 얘기했다. 9월7일 김양은 “애기아저씨는 하얀 옷 입었어. 머리는 짧았어. 점 있는 아저씨. 점이 하나 있었어”라며 범인의 인상착의도 상세히 떠올렸다.

 

경찰은 이씨(당시 32세)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씨가 사망한 김씨에게 8백만원을 차용한 사실이 있고, 김양의 진술과 비슷한 외모인 데다 슬하에 어린 아이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씨가 “내 장모와 사망한 김씨의 모친이 서로 친하나, 나와 김씨는 장모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아는 사이”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데다 현장에서도 이씨의 범행을 입증할 만한 뚜렷한 추가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사건은 결국 미궁 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경찰은 김양의 진술이 상당한 신빙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이씨가 살인·방화범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나, 검찰은 어린 아이의 진술은 증거로 채택하기 어렵다며 경찰의 영장 신청을 연달아 기각시켰던 것이다.

검찰의 재조사 지시를 받고 보강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결국 일본으로 간 김양을 다시 불렀다. 김양은 경찰의 신문에서 “엄마와 나를 때린 아저씨는 애기 아저씨다. 애기아저씨가 불을 질렀다”며 2년 전 말한 내용을 똑같이 진술했다. 경찰은 “애기아저씨가 불을 지르기 전에도 집에 온 적이 있었다”는 김양의 추가 진술을 확보 검찰은 김씨로부터 빚을 진 이씨가 사건 직전 김씨로부터 빚 독촉을 받은 사실까지 확인되자 이씨를 사건 발생 2년 만에 살인 및 방화 혐의로 기소했다.

네 살짜리 아이의 진술을 이씨의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잣대로 판단하고 있던 재판부는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혔다. 재판에 출석한 김양이 경찰 조사 때와는 달리, 사건 당시 상황을 묻는 신문에 “모른다”고 하거나 처음과는 다른 내용을 진술한 것이다 99년 1월2일 법정에 나온 김양은 일본어 통역을 통해 먼저 검사의 신문을 받았다. 아버지를 따라 일본으로 건너가 한국말을 잊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재판장 신문에서도 김양의 대답은 같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범행 이후 시간이 오래 지났기 때문에 기억을 상실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애기아저씨가 엄마를 때렸다는 진술에는 처음처럼 답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또 하나, 김양의 무의식적인 행동 하나가 결정적이었다. 재판장이 김양에게 “애기아저씨의 얼굴을 보면 지금 알 수 있니?”라고 물은 뒤 곧바로 법정에 출정한 이씨를 가리키며 “이 사람이 애기아저씨니?”라고 묻자 김양이 기겁을 하며 탁자 밑으로 몸을 숨기고 말을 하지 않은 것이었다.

- 이 아저씨 맞니?

● 피살자의 딸: 응.

- 그 아저씨가 엄마를 어떻게 했지?

● 피살자의 딸: 이렇게.

김양의 말과 행동이 매우 솔직하고 진실되다고 판단한 재판부는 99년 4월20일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곧바로 이씨가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 역시 김양의 진술은 신빙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그해 8월11일 항소를 기각했다. 99년 11월26일 상고도 기각돼 결국 이씨의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1심 판결은 유아 진술의 신빙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대한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사건 당시 네 살 6개월이었던 김양은 현재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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