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4월 3일 밤 10시, 홍익대학교 공과대학 재학생 조중필 씨는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여자친구와 함께 근처 햄버거 가게에 갔다. 여자친구가 주문하는 사이에 화장실에 들어갔고, 곧이어 2명의 한국계 미국인들이 화장실에 들어갔다. 잠시 후 조 씨는 화장실 바닥에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진 채 발견되었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 구급대원들이 도착했지만 이미 9군데를 흉기로 찔린 조 씨는 왼쪽 목동맥이 절단되어 그 자리에서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온통 피로 물들어있는 화장실. 여기저기 칼에 찔린 채 안쪽 구석에 쓰러져 있는 남자친구는 이미 사망한 후였다. 도대체 누가 무엇 때문에 이런 극악무도한 일을 벌인 것인지 장트리오를 통해 사건을 들어본다.
당시 사건현장에 있었던 사람은 세 명. 피해자 조중필 씨, 그리고 두 명의 용의자다. 용의자들은 모두 자신은 목격자라고 주장하며, 서로 상대방을 살인범으로 지목했다. 두 명의 용의자와 주변인물을 불러 심문한 미군범죄수사대는 두 명의 용의자 중 한 명이 살인범이라는 소견과 함께 사건을 한국 검찰에 인계한다. 그러나 사건을 면밀히 조사한 담당검사는 다른 용의자를 살인범으로 지목하면서 사건은 180도 뒤집힌다. 담당검사는 어떠한 이유로 미군범죄수사대의 소견을 뒤집고 다른 용의자를 살인범으로 지목한 이유를 파헤친다.
엇갈린 진술과 뒤집힌 판 그리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외로운 싸움에 나선 가족들의 눈물겨운 노력,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거짓말쟁이의 정체에 두 용의자의 실제 증언과 수사 당시의 생생한 자료들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그날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미 이태원살인사건은 영화 그것이알고싶다 등 많은 매스컴을 통해 방영되었다 당시 미국 국적자 17세의 아서 존 패터슨(Arthur John Patterson 1979년생)과 18세의 에드워드 건 리(Edward Kun Lee 1979년생)가 용의자로 지목되었다.
둘은 서로에게 범죄사실을 미루었다. 당시 이 사건을 조사한 김락권 형사 1팀장과 미군범죄수사대는 아서 패터슨이 온몸이 피투성이라는 점 손에 미국 갱단의 마크가 있고 살해 방법이 그 갱단의 수법과 비슷하다는 점 등을 들어 패터슨을 용의자로 지목하였으나, 수사를 담당한 박재오 검사는 법의학적인 판단(부검결과)과 그들의 친구인 C의 증언을 근거로 에드워드 리를 용의자로 지목했고, 그를 살인죄로 기소하면서 사건이 꼬이게 된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검찰(담당 박재오 검사)이 에드워드를 살인범으로 기소하면서 3가지 근거를 제시하였는데, 첫 번째는 키와 체격이였다. 당시 부검의는 상처의 흔적을 봤을때 176cm의 피해자 조중필보다 가해자의 키가 커야 한다는 추정을 하였다. 그리고 아서 패터슨은 피해자인 조중필씨보다 키가 작고 왜소했으나, 에드워드 리는 180cm, 105kg로 피해자보다 훨씬 키도 크고 건장한 체격이였다.
서울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에서는 검사의 기소와 근거자료를 인정해 에드워드 리에게 살인죄로 각각 무기징역(1심)과 징역 20년(2심)을 선고하였다
대법원에서는 증거불충분으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하였고, 결국 서울고법에서는 새로운 증거를 찾지 못하여 에드워드 리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다. 살인범일 수도 있지만 증거가 부족하여 유죄를 확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고 이후 재상고심에서도 대법원은 그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아서 패터슨은 단순흉기 소지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고 반년 만인 1998년 8월 15일 815 특별사면으로 풀려난다.
에드워드 리가 무죄 판결을 받음에 따라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의해 그를 재기소 할 수 없었던 유족들은 살인죄가 아닌 흉기소지죄로 기소되어 형을 받았던 패터슨을 고소하여 검찰이 패터슨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였으나, 검찰이 패터슨에 대한 출국금지 연장을 미룬 사이에 그가 미국으로 도주하는 바람에 사건은 미제로 남게 되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취재 한 결과 패터슨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리아 타운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여전히 본인은 결백하며 리가 진범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검찰에서 그렇게 찾아 헤매도 못 찾았다고 한 패터슨을 언론에서는 합법 사설탐정에게 수수료를 지불한 뒤 금방 찾아냈다
2009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외사부의 요청에 따라 법무부에서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패터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를 미국에 하였고 2017년 대법원에서 20년 형이 확정되었다. 재판부는 "패터슨이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음이 의심할 여지 없이 충분히 증명됐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한 것을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검찰이 패터슨을 재판에 넘긴 것은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과거에 확정된 사건(증거인멸)의 내용의 영향력이 이번 사건에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에드워드 리에 대해서 공모자로 가담한 것으로 평가했으나 이미 그는 대법원에서 살인죄에 관해 무죄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의거 살인자로는 정식 재판을 할 수 없고, 공모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음을 유족들은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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